명동성당 100주년기념 현상설계 _우수상

 

앙상블 건축

나는 가끔 내가 이 세상의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생각하는 주체가 나이므로 나 이외의 외부 세계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내가 바라본 모습으로만 존재하고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이 세상의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사실과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무대장치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는 것, 모두가 다 중심인데도 이 세상은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람들의 관계의 집합인 도시도 당연히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서 명동성당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았다.

명동성당의 대지와 같이 넓게 펼쳐져 있고 인접하는 대지마다 전혀 다른 상황을 가질 때, 대지의 각 부분에서는 서로 다른 반응이 일어난다. 명동성당 프로젝트는 복잡한 대지 상황과 다양한 조건들의 작은 부분까지 반응하기 위해 되도록 작게 분절해서 설계하는 설계 방법을 선택했다. 이러한 방법의 성공 여부는 각 부분이 얼마나 자기 자신의 완결성을 이루면서 동시에 전체에 대한 부분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가 하는 데에 있다. 즉 계획 내의 각 건물은 각각의 주어진 프로그램, 인접 대지와의 관계, 마주하는 건물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주체인 동시에 명동성당 콤플렉스를 만들어나가는 부분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작은 부분들의 기계적인 합 혹은 병렬적인 배치가 전체 모습일까? 오히려 이런 작은 반응들이 모이면서 이 프로젝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 명동성당과 새로운 그림자 성당의 관계가 합쳐져서 전체를 만드는 큰 그물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대강당은 명동성당의 그림자 성당으로서, 광장과 대강당은 무대를 공유하는 통합된 공간으로서, 광장은 대강당을 매개로 명동성당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서로 관계를 갖는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의 그물은 나무 구조(tree structure)처럼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뉘는 방식이 아니다. 매우 복잡한 각 건물 간의 관계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로 각 건물 간에 형성된 경우의 수가 빚어내는 관계들은 그 사이에서 예상치 않은 또 다른 관계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설계를 해나가는 방식에 있다. 아시아의 현대 도시 서울에서 고딕 성당이란 낯선 존재와 정돈되지 않은 주변 도시 상황에 반응하기 위해서 작은 단위로 대응하는 새로운 설계 방법이 필요했고, 그 방법이 “앙상블 건축”이다.

​연도 : 1996

위치 : 서울시 중구 명동2가 1-8

연면적 : 32,010 m²

설계 : 윤웅원, 김정주, 김원철 + 태두 건축설계사무소

go to Architecture